K-오페라 세계화 ‘황금기회 도래'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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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5-07-08 17:27 조회188회 댓글0건본문
대한민국창작오페라페스티벌
창립 10주년 기념 특별 기획
K-오페라 세계화 ‘황금기회 도래 ②’
소프트파워는 오늘날 마치 선진국의 자격 요건처럼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 땅에서 갑자기 유전이 발견되어서 부유하게 된 나라들이 선진국이 된 경우는 없다. 반도체를 잘 만들어서 부유해지거나 배를 많이 짓는 것만으로도 돈이 많은 국가가 될 수는 있어도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소프트파워를 가진 선진국으로 존경을 받기는 어렵다.
한국은 이제 그저 반도체나 선박 때문에 돈을 벌어서 돈만 많은 부자가 된 흔한 나라 중의 하나가 아니다. 누구라도 인정하고 부러워할 수밖에 없는 한류라는 이름의 소프트파워를 가진 문화 선진국의 위상을 가지게 된 나라이다.
K-팝과 K-드라마가 이끌어낸 한류는 이제 많은 분야에서 세계가 주목하는 짜릿한 매력을 지닌 새로운 물결이다. 이 거대한 문화적인 흐름의 근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그 원류에 클래식 음악의 흐름이 있다.
그중에서도 수많은 성악가들의 활약은 K-오페라 세계화의 근본이 되었고, 마침내 한류의 본격화가 시작될 즈음에 오페라의 원산지이자 세계 오페라의 중심국이라고 할 수 있는 오페라의 나라 이탈리아에서 “이제 세계 오페라의 중심국은 한국”이라는 ‘선포’가 나오게 된 것이다.
솔직히 미국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나 이탈리아의 라스칼라 극장, 영국의 코벤트가든 등 유럽 극장들의 오페라를 들여다보고 한국 오페라의 현실을 보면 이 말에 동의하기가 쉽지 않다. 심지어 부끄러운 마음까지 든다.
그러면 무엇이 세계적인 신망과 존중을 받는 권위 있는 오페라계 지도자와 언론들이 우리 스스로도 인정하기 어려운 “세계 오페라의 중심지”라는 명예를 앞다투어 우리에게 보내주는 것일까?
이들이 주목한 것은 우리의 성악가들과 오페라 제작자들의 열정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세계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뛰어난 실력의 성악가들과 수많은 민영 오페라단, 그리고 창작오페라와 지방화이다.
그것은 마치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에서 무대에 올려지는 오페라들이 출연진과 무대, 그리고 예산 규모에서 다른 세계 어떤 나라도 흉내조차 내기 어려울 정도로 어마어마한 규모로 이루어지지만, 그래도 이탈리아를 세계 오페라의 종주국이라고 부르는데 아무도 거리낌이 없는 것과 비슷한 논리이다.
이탈리아가 여전히 오페라의 중심국으로 의심의 여지가 없는 인정을 받고 있는 것은 그 규모나 화려함 때문이 아니라 바로 그들의 사회와 삶 속에 자리 잡은 오페라 때문이다. 라스칼라 같은 세계적인 오페라 극장과 그 무대에서 올려지는 최고 수준의 오페라뿐만 아니라 동네마다, 지방마다 마을회관 같은 조그마한 극장들에서까지 오페라가 공연되고 사람들마다 이를 즐기는 문화 때문이다.
바로 여기에서 우리가 세계인들에게 최고급 문화로 사랑받는 오페라의 종주국이 이제 이탈리아가 아니라 한국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한국의 척박한 오페라 제작 현실을 보면 한숨부터 나오게 된다. 관련 전문가들의 입에서 나오는 평가도 ‘이제 한국 오페라는 끝났다’는 자조 섞인 평가가 주를 이루는데, 어째서 오페라 선진국들은 한국이 세계 오페라의 미래라고 단언하는 것일까?
우리나라 오페라의 발전은 출발부터 모든 단계에서 철저히 민영 오페라단에 의해 주도됐다. 다른 오페라 선진국들이 대부분 왕실이나 국가 또는 지자체 등 공공의 지원과 기업의 메세나 활동을 바탕으로 성장·발전해 온 반면, 한국의 오페라는 철저히 민영 오페라단의 땀과 눈물로 이루어져 왔으며 지탱해 나가고 있다. 국립오페라단과 서울시립오페라단의 1년 예산을 모두 합쳐도 미국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단의 기획 공연 단 한 편 제작비의 반의반도 채 되지 않는 현실에서 국립오페라단이 1년에 몇 편 체면치레를 해내는 것도 기적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공립 오페라단의 숫자는 4~5개에 불과하다. 반면, 대한민국오페라단연합회에 가입된 민영 오페라단의 숫자는 코로나 전까지만 해도 120개에 달했고, 이 중 태반이 지방에 있다. 허수가 많아서 그중 절반이 유명무실하고 그중에서도 절반만이 최소한의 격식을 갖춘 오페라를 올린다고 해도 그 숫자가 30여 개에 달한다. 이 오페라단들이 매년 한두 편씩의 오페라를 무대에 올리고, 그중 상당수가 창작오페라인 것이다.
국립오페라단이 창립 60주년을 갓 지난 데 비해 민영 오페라단은 그보다 14년 먼저 창립되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1948년 정부를 수립하기도 전에 오페라단을 창립했고, 그것이 한국 오페라의 아버지 이인선 선생이 창립한 조선오페라협회라는 이름의 민영 오페라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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